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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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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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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장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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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28] [EE칼럼] 혹독한 댓가 치를 한전의 전력대금 미지급

조홍종 단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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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종 단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최근 한전은 발전공기업을 대상으로 한 전력거래대금 결제일을 미뤄줄 것을 요청하는 전력시장 규칙 개정안을 제안했다. 한전이 발전사에 지급할 대금을 날짜에 맞춰 줄 수 없으니 외상으로 전력을 쓰고 추후에 갚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한전이 나설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전적으로 전기요금을 원가 인상분만큼 올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SMP(전력도매요금)가 드디어 2월에 197원/kwh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거의 100% 오른 상황이다. 전력 생산에 사용되는 원료비가 오른 만큼 소매요금에 반영할 수 있는 원료비 연동제가 지난해 1월부터 실시됐으나 유명무실한 수준으로 정부가 물가관리 차원에서 원료비 인상분을 올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사용한 만큼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니 한전이 그 돈을 받지 못하고 발전사에게 줘야 할 전력생산 대금을 갚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당장의 미봉책으로 외상을 하고 다음에 소비자에게 받아서 주겠다는 것인데, 이 또한 지켜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2차,3차 외상거래를 하게 될 것이다. 한전이 못 받은 현재 전기요금 부족분은 한전이 채권을 발행해서 차입을 통해 손실을 메꾸게 된다.

최근 한전이 발생하려고 시도했던 2000억 원의 채권 중 발행에 성공한 것은 약 1300억 원으로 나머지는 실패하였다. 채권시장에서 한전에게 대출해 줄 것을 꺼리는 것이고 앞으로 한전의 채권등급이 더 낮아지면 채권발행을 지속적으로 실패하거나 지급 금리를 올리는 수밖에 없다.

결국 현재 지불하지 않은 전기요금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이자라는 새로운 부담을 더하여 미래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것이다. 한전의 경영을 우려하는 것이 아니라 원가를 보장하자고 만든 원료비 연동제 미시행으로 인하여 미래 세대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일을 조장하고 있고 지속적으로 이렇게 진행되면 결국 국민 전체의 세대간 시점간 불평등한 요금부담이 지속적으로 발생해야 하고 공적자금을 투입하지 않고는 해결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치닫게 될 수도 있다.

탄소중립으로 인하여 화석연료 투자가 미비하기 때문에 모든 국제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고 있고, 특히 전력원인 석탄과 천연가스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국내로 들어오는 LNG 형태의 천연가스는 올겨울 또다시 가격이 폭등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원료가격이 치솟고 올겨울 유럽의 천연가스 부족사태가 심각해질 것이다.



러시아에서 유럽에 공급되는 PNG 공급망이 올겨울까지 회복되지 않으면 러시아에게 40-50% 천연가스를 의존하는 유럽이 LNG를 구입하려 할 것이고 한국을 포함한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 지역과 구매 경쟁을 해야 한다. 이럴 경우 국제 LNG 현물 가격은 역사상 초유의 가격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국내는 장기계약된 상대적으로 저렴한 LNG 외에 겨울에는 소비량의 25% 정도를 현물가로 구매해야 한다. 올겨울에 한파가 닥칠 경우 유럽과 치열한 물량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우리는 천정부지로 뛴 현물을 구매하여 도시가스와 발전사가 사용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미 기존 값싼 장기계약 물량을 서로 선점하기 위하여 도시가스와 발전관련사들 간의 확보경쟁이 격해지고 있다.

천연가스는 가격이 뛴다고 공급이 적절하게 늘어나는 재화가 아니다. 프로젝트별로 사업 시작부터 판매까지 약 5년 이상의 장기 프로젝트이며 비용도 조단위가 들어가는 사업으로 실제로 탄소중립으로 인한 친환경 규제로 인하여 신규 프로젝트 성사가 거의 되지 않고 있고, 기존 프로젝트들도 지연되거나 여러 요인으로 정지되는 경우도 많아서 가격이 오른다고 물량이 쉽게 공급되기 어려운 실정이다.

미국의 셰일가스 밸류체인이 망가지면서 회복이 더뎌지고 있고, 근로자들은 임금을 더 준데도 돌아오지 않고 있어 미국의 물량 공급도 급격히 늘기 어렵다. 카타르나 호주도 대부분 장기계약으로 묶여 있어서 실질적으로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현물을 제 가격 주고도 구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절대적으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고 이러한 현상은 쉽게 해결되기 어려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현재 전력요금 인상 요인을 반영하지 않고 미봉책으로 미래로 미루는 결정은 해결책이 될 수 없고 되레 문제를 더욱 키울 가능성이 크다. 추후에도 국제적 탄소중립이 자초한 그린플레이션을 시작으로 부동산, 식량, 원자재에 이르기까지 초인플레이션 시대로 진행되는 상황이 쉽게 해결되기 어려운 상황임을 인지해야 한다. 현재 발생한 전력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미루는 것은 미래 소비자에게 쓰나미로 돌아올 수 있음을 외면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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